**심신수양**/나의 일기

외로움

빈손 허명 2022. 2. 9. 07:38

초 핵가족 시대에 7~80대 형님들의 외로움에 하루하루를 외로움에 그리움을 삭히며 살고 있다

보통 남자들이 먼저 지구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먼길을 떠나지만 간혹 아내를 먼저 보낸 형님들의 나 홀로 소풍을 이어가는 모습은 대체로 비슷한 생활을 하시는 것 같다

제일 힘든것이 외출에서 집에 들어갈 때 캄깜한 집에 아무도 없는 적막한 외로움 속에 갇히는 거라 한다

그런 면에 선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은 참 행복한 당신이다

 

동네 형님이 외롭게 80을 바라보면 혼자 살고 있다
딸 둘에 아들 하나..
아들과 딸 모두 전화도 없고 집에도 잘 오지 않는다고 넋두리 하시며 하소연을 한다
무슨 위로의 말을 할까마는..
형님 먼저 전화 해보시지요라고 했더니
"그래 했는데...아들놈이.. 메세지로 아부지예 아버지가 너무 엄하게 하여
무서워.. 전화 못했다"라고 한다
얼마나 어릴 때 엄하게 했으면 나이 40대 중반을 넘기며 전화도 못할까
형님께 좀 풀어주셔요
"지금이라도 불러 목욕탕도 같이 가시고 같이 자며 안고 장난도 쳐주셔요"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고추에 털 난다고 모두 어른이 아니란 말이 생각난다

지금도 이 형님은 자기가 최고란 자기 체면에 걸려 사시는듯함은 스스로 외로움 틀에 가두는 듯 함에 안타깝다
후배 한놈도 오래전 사업 실패하고 엄청 괴로워하고..
의논할 곳도 없어 고민을 하다 용기를 내어
그 무서운 아버지와 잠을 자며 안고 장난도 치며 어린양 부리니 다 받아주더라

그 뒤로는 서로가 마음을 열고 지금은 편하게 대화를 한다더니..
부자의 관계나 어떤 인간관계라도 풀지 못할 게 없을듯하다

과거의 우리 부모님 옛 어른 들은 누구나 권위주의적 사고에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신다

자식이 먼저 다가가 외로운 홀로 사는 아버지를 외로운 그 가두리에서 해방시켜줌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젯밤 9시 조금 넘은 시간 선배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 선배님 보통 8시 30분 전후로 꿈나라 가시는데.... 어쩐 일인가???

이 선배님 대구 최고 명문고 대구 상고를 졸업하시고 과거  촉망받는 농협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농협을 그만두시고 김치 사업을 시작하여 나중엔 완전 부도가 나고 개인 파산까지 하셨다 

동생에 많은 빛을 졌다고 부모님 촌집도 동생에게 넘겨준 욕심 없는 분이기도 하다

힘들게 사시면서도 언제나 곧고 바르게 사시는 분이라 나도 많이 의지하고 함께 걸어가려 생각하며 많이 따르고 있다

전화를 받으니 이사장님 늦게 미안하는 둥 인사말과 함께 넋두리를 한참.... 아무도 없는 창고 같은 삼실에서 혼자 소주를 한 병 마시고 집으로 들어 가시는 중이라 고...

"집에 가서 형수님이랑 드시죠" 하니 "잔소리만 할 건데... 더 스트레스받기 싫다"라고 한다

잔소리 듣기 싫어 혼자 외로움을 달랬다고...

혼술 하기 전이었다면 택시 타고 날아가 앞에서 그 넋두리를 들어주었을 텐데...

그 형수님 품성을 알기에 예 잘하셨어요라고.... 얼른 들어가셔 쉬시라고... 

말을 하여도 마음은 나의 마음도 별로 편하지 않다

꼭 부자간이 아니라도 주위의 외로움으로 물든 사람들을 보듬으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

그런 사회를 생각한다

그래도 내게 하소연해 주는 지인들이 있어 좋다 

내가 해결하고 도움을 줄 순 없어도 내가 들어줌으로 지인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졌다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외로움과 그리움으로부터 해방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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