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말을 하고, 말로써 말이 많다.
말이 말을 하고, 말로써 말이 많다.
그런데 말을 그만둘 수도 없는 게 세상이다.
나이가 들기 전에도 그랬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습관이 오래 되면 품성이 된다.”는 말로 자위하지만
해야 할 말 안해야 할 말을 가려서 하지 못하고
다 하고 나서야 후회하는 말의 무상함이여!
그 말에 대해 상촌 신흠申欽은 <구정록>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성인은 부득이 해서 말을 했고, 현자賢者는 말해야 할 때 말을 했고,
후세의 유자儒者의 이름을 가진 자는 말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을 하였다.
부득이 해서 말을 하였기 때문에
그 말의 뜻이 만물의 뜻을 개통하여 천하의 일을 성취하기에 족하므로 후세의 법이 된 것이다.
말해야 할 때 말을 하였기 때문에 그 말이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여 당세의 쓰임이 된 것이다.
말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을 하였기 때문에 지붕위에 지붕을 얹는 것으로 실용에 아무 런 도움도 주지 못한 채 지리멸렬하여 곧잘 염증을 내게 되는 것이다.“
여기 저기 말들이 춤을 추고, 말들이 날아다니며 또 다른 말을 만들어낸다.
그 말들이 봄바람처럼 훈훈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날카로운 창이 되기도 하고, 바늘이 되어 콕콕 찌르기도 한다.
남만 찌르는 게 아니고, 그 말이 다시 되돌아와 자기 자신을 찌른다.
말이 말을 낳아서 말이 무기가 되기도 하고,
허망함이 되기도 하는 이 시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가.
“총명하고 성스러운 지혜를 소유하였으면서도
어리석음의 태도를 견지하고,
공적이 천하를 뒤덮어도 겸허한 자세를 지키는
이 도리가 가장 좋다.“
다시 신흠의 말이다.
당신은 어떤 말을 하면서 살고 있는가?
길위의 인문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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