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望(춘망)-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감상1>=오세주
우선 이 시는 안녹산의 난이라는 전쟁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인간의 이기심이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조성되어,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일시에 폭발하듯 나타난 것이 전쟁일 것이다
전쟁이 일단 터지면, 그것은 전쟁의 논리와 생리로 진행된다.
철저히 강자만이 살아남는 잔인하고 몰 이성적이고 비참하고 처절한 모습으로 말이다.
어느 한쪽이 다 없어질 때가지 계속되는 것이다.
철저하게 비인간적이고 파괴적인 것만이 인정받는 이상한 가치 질서를 가진다.
그러나 전쟁은 양념처럼 인류의 역사를 따라다닌다. 어느 시대고 전쟁이 없는 시대는 없었다. 과연 전쟁의 발생에 대한 신의 섭리는 무엇일까. 인류의 행복에 대한 신의 질투인가
그토록 수 많은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 고통과 파괴를 요구하는 전쟁을 인간은 왜 계속하는 것일까? 신은 왜 전쟁이란 비극에 대하여 침묵하는가? 전쟁을 통하여 달성할 무슨 다른 목적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 시 “春望”의 작가 두보는 전쟁을 직접 보고 체험한 작가다.
그는 시를 통하여 전쟁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깨닫고 보여주고 있다. 전쟁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찢고, 죽이고 온갖 물건을 파괴해도 게절은 언제나 때맞추어 나타나고 온갖 초목도 그에 따라 변화하는 질서를 가진다는 것이다.
즉 전쟁은 인간만의 전쟁일 뿐인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왜 이 어리석고 비극적인 전쟁을 계속하는 것인지, 누가 전쟁를 일으키는지 또는 일어나게 하는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봄 (두보의 [춘망]을 번역한 시) - 김소월
이 나라 나라는 부서졌는데
이 산천 여태 산천은 남아 있더냐
봄은 왔다 하건만
풀과 나무에 뿐이어
오! 서럽다 이를 두고 봄이냐
치워라 꽃잎에도 눈물 뿐 흩으며
새 무리는 지저귀며 울지만
쉬어라 이 두근거리는 가슴아
못 보느냐 벌겋게 솟구치는 봉숫불이
끝끝내 그 무엇을 태우려 함이료
그리워라 내 집은
하늘 밖에 있나니
애닯다 긁어 쥐어 뜯어서
다시금 짧아 졌다고
다만 이 희긋희긋한 머리칼 뿐
이제는 빗질 할 것도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