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오늘 병원

빈손 허명 2023. 3. 17. 17:07

2년 반 전 영남대학교 병원에서 8시간 걸쳐 신장 수술한 후 처음엔 일주일 후 수술부위가 잘 나아지고 있는지 교수님이 확인을 하였고 그 후 보름 한 달 후 3개월 후 6개월 후  CT와 피와 소변 검사를 하여 수술 부위와 전이 여부를 확인해 왔다

그리고 1년 후 오늘..  다시 시티를 찍고 소변,피를 뽑고 나면 병원에서 검사를 하여 1주일 후에 담당 고영휘교수에게 확인검사를 하러 와야 되는데 검사하러 오는 오늘은 보호자가 셋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사위가 따라왔다

병원에서 도착해 보니 환자분 거의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노부부 아니면 노인 혼자 오신분도 있다

아마 한쪽이 일찍 하늘나라에 간 모양이다

노인이 될수록 언제 끝 날지도 모르는 인생길이지만 그 끝날 때까지 함께할 수 있음은 행복이다

먼저 엑스레이실에 접수를 하고 소변을 받으며 몸속에 남아 있는 잔뇨를 다 흘려 보냈다
그리고 나오며 아차 했다. 소변 통에 반만 담고 참아야 다음 검사를 바로 할 수 있는데..

CT검사실 앞에 도착을 하니

어느 노인 한분이 성격이 매우 급한가 보다 어이 간호사 여기 와봐 (아무리 자기 딸 같아도 그렇지 몰상식의 극치이다)

내 차례가 언제냐 물어보고 왜 이리 늦느냐? 그 간호사 웃으며 설명을 다 하고 대기석에서 기다리시라고 이야기 하고 검사실로 들어 간다. 속이 대단히 깊은 간호사다

바쁜 간호사를 오라가라 하는 것과 반말로 하인 부리 듯 하는 것을 보며  나이가 내 또래만 되었다면 몇 마디 하겠지만 그냥 모른 척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검사실 간호사 명패를 보니 이현희!!!

CT검사실 이현희 이 간호사 짜증도 났겠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응대를 다 하는걸 보니 진정 "백의의 천사" 표본 같다

내 차례가 되어 간호사에게 내가 "간호사님 스트레스 많이 받죠? 여러 손님 맞이 한다고 수고많아요"라고하니

"괜찮습니다 우리 업 이잖아요 나도 벌써 50이 넘었는데..."라고 하며 웃는다.

그러면서 나에게  "소변 언제 봤어요?"  "조금 전 소변통 받으며 봤어요"라고 대답을 하니
"물 세 컵을  마시고 30분 후에 찍을게 요"라는  간호사..

시티 찍을 때 방관이 반 이상 차야 신장 시티를 찍기 때문이다
이제 기억력도 자꾸 퇴화되고 있어 씁쓸한 느낌이다

검사를 다 마치고 간호사실로 찾아가 "아가씨 수고했어요"라며 엄지 척을 해주고 왔다

다음 검사 때는 복권이라도 한 장 사다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그 간호사 생각에 홀로 미소 짓는다

이제 1주일 수술을 집도한 고영휘 교수님에 결과를 보러 가야 한다

병원 다녀오니 벌써 저녁시간...

몇 달 전 승아가 장어 먹고 싶다고 하여 아들과 며느리에게 장어를 사 준걸 단톡 방에서 경주가 그걸 보고 "이쁜 며느리만 장어를 사 주고 듬직한 사위는 언제 사줘"라고 며칠 전 대화방에서 농담반 진담반 한 이야기에 내려오면 먹자고 하여 오늘 6시에  풍천관에 예약을 해 놓았었다. 병원 다녀와 집에서 잠시 숨 고르다가 6시에 맞춰 풍천관으로 갔다

풍천관은 장어를 팩에 포장을 해 놓고 손님이 선택을 하면 주방에 가서 초벌 하여 아르바이트가 숯불에 구워 주는 곳이라 먹는 사람은 앉아서 주류나 다른 음식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식당이다

판규가 양이 좀 많은 사람이라 넉넉하게 주문하고 예약한 방에서 기다렸다

잠시 기다리니 한 상 가득 차려지고 나는 사위와 소주도 곁들여 장어를 안주 삼아 즐기며 이 고가의 음식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본다. 

장어는 옛날부터 자양강성 음식으로 우리 선조들이 먹어 오고 있는 음식 중 최고로 손꼽고 있는 식자재이며 과거 양식하기 전에는 아무나 못 먹는 음식이기도 하였다

더구나 꼬리는 장유유서라고 연장자 순으로 먹으니...

많이 양식이 되는 오늘날에도 강장식품의 으뜸으로 생각하여 많은 고가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그럴까?

나는 의문을 가져 본다. 장어를 먹는다고 바로 변강쇠가 되는 건 당연 아니고 특별히 무엇이 좋은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그러나 이 풍천관은 저녁시간 예약하지 않으면 한참 기다려야 되니 소문만 믿고 몰려드는 사람들이 있어 성업되는가 보다

뭐 나도 예약을 하고 갔으니 더는 말할 자격이 없으리라

가격을 떠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먹는 것이 보약이라 생각하며 돌아 나온다

카운터옆 장어 즙을 팔고 있다 기력 떨어진 사람에게 좋다는 안내 문구까지 있는데...

가격을 떠나 이런 건 꼭 먹어야 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위와 나는 술을 먹었으니 운전은 아내와 딸 둘 중 하여야 하지만 아내는 15년 장롱 면허... 결국 경주가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하여 차에 내리니 나의 보금자리의 작은 화단에서 우리 주인님 잘 다녀왔어요? 라며 활짝 웃는 노란 수선화와 수줍은 듯 고개 숙인 할미꽃이 나를 반긴다.

또 이렇게 바쁜 하루 행복한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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