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퍼온 글

영원한 것은 없고 잠시 살다가 간다.

빈손 허명 2022. 7. 11. 07:54

영원한 것은 없고 잠시 살다가 간다./신정일



매일 매 순간 사람이 오고 간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이어지는 순환 고리다. 우주의 순환 속에서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데, 일본의 정객 아베가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듣고 느끼는 생각, 욕심을 버리자,
정계에서 은퇴하고서 한가하게 세상을 유유자적 놀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길을 나섰다가 그만, 길에서 생을 마감했으니,...

문득 떠오르는 글 한 편이 있다.
“인생이란 것은 아무리 오래 살아본댔자 고작 백 년인 인생을 천 번이나 살겠다고 욕심을 품는단 말이야. 그러므로 늘그막이 되면 몸은 갑자기 쇠약해지고 생명력은 고갈되어 혼백이 육체의 숙소에서 아스라이 떠나 버린단 말이야. 이 어찌 불가사의한 일이겠는가? 세상에 왕후장상이란 것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걸세.
그들이 살고 있는 금전옥루金殿玉樓의 지붕은 구름처럼 천공에 높이 떠있고, 한 번 방울이 울리면 일족일당一族一黨이 식탁에 모이고 아침에 대문을 열면 십객만래十客萬來의 성황을 이룬단 말이야. 주야로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꽃 같은 가인이 대청마다 가득 차 있는데, 중(僧) 한 사람이라도 그 앞을 지나가면 그들은 크게 성난 목소리를 질러 감히 중이 그 집안을 들여다보지도 못하게 하거든, 그러나 20년, 30년 후에 그 중이 그곳을 지나다가 무엇을 보겠는가 말일세.
들풀은 우거지고, 깨진 기와와 재갈에 맺힌 이슬은 처연하게 퇴락한 폐궁을 비추며, 쓸쓸한 바람만이 그 위를 불어갈 뿐 지난날의 그 화려한 궁궐은 간 곳이 없더란 말일세. 옛날에 가무연락 하던 곳은 다만 목동의 놀이터가 돼 있지 않겠느냐. 말이야. 그, 옛날 영화의 절정에 서서 환락을 누릴 때 그들은 과연 오늘의 있을 것을 예상이나 하였겠는가? 이 절세의 영화는 왜 이렇게도 덧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중국의 명료자라는 여행가가 남긴 글로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에 실려 있다.

오랜 세월을 꿈꾸고 실천하다가 잡았는가 싶으면 금세 사라진다. 금세 사라지는 무지개 같은 꿈을 꾸다가, 어느 날 문득, 이 세상에서 한 줄기 바람이 사라지듯 사라져 버리는 사람들의 생, 그 인생을 두고 대각국사 의천은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부귀영화는 그 모두 봄날의 꽃이요.
모이고 흩어짐과 살고 죽음은 물 위의 거품이다.
극락세계에 노니는 마음 그것 하나말고는
생각하면 추구할 일 한가지인들 있겠는가?“
죽은 다음에는 극락이고, 천국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살아 있는 동안,
그 순간순간을 스스로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전도서>에서도 ‘헛되고 헛되도다.“라고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알 수도 없고, 그러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풀리지 않는 의문부호로만 남아 있으니,
먼저 간 사람에게 권합니다.
부디 내세에서는 한가하게,
그리고 척지지 말고 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