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있을때 잘하자

빈손 허명 2022. 4. 10. 19:19

과거에는 대구 시지... 고산과 안심, 반야월까지 경산군이었었고 내가 초등 졸업 때까지만 해도 경산 군민이었다

대구와 경산.... 관계가

그러다 광역시가 되면서 고산면 전체 그리고 반야월, 안심까지 대구로 편입되어 지금의 행정구역의 경계선이 되었다

각 지역의 초등학교는 학군이 달라 중학교부터 경산 학군, 하양 학군, 진량 학군, 자인 학군, 그리고 대구 편입된 대구 학군으로 흩어져서 같은 해 졸업한 친구들이라도 서로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2008년 어느 날 친구들 4명이 돼지 수육에 찰랑찰랑 소주잔을 기울이며 과거 우리 친구들이 얼굴도 한번 못 보고 살아서 되겠나 과거 우리 초등학교 졸업 당시 경산군 전체 친구들 모습 보며 서로 친구들끼리 도울 것은 돕고 의지하며 우정을 나누자는 한 친구의 이야기에 모두 참 좋은 의견이라 동주를 하였다. 

그렇게 하여 옛 경산군의 친구들 서른다섯 개 초등학교 친구들의 모임이 탄생을 한다

각 학교 2~3명이 모이는 친구들의 모임... 참여하지 않는 학교도 있고 한 명 또는 3명 그렇게 60여 명이 모여 창립총회를 하고 어느 친구들의 모임보다 진솔한, 단결이 잘되는 72 동우회가 되어가고 있었다.

1972년 초등학교 졸업이라 72 동우회라 이름 지어 만나면 반갑고 늦게 만난 친구들이라 급속도로 친숙해지며 회의 때 참석률이 90%를 넘었다. 서로 간절히 원하는 친구들의 마음이 통하였으리라 생각이 든다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권을 우리 친구들도 피해가지는 못했다

그렇게 정답던 그리운 친구들도 세상과의 격리... 거리두기로 전체 얼굴을 보지 못한 지가 벌써 2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나간다. 며칠 전 9시경 오랜만에..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의 전화가 왔다.

이번 일요일 시간 좀 내어 줘~~ 아들이 자기 엄마에게 그랜져를 사줘서 시승식 겸 한턱 쏜다고 부부간 야외 나가자는 전갈이다.

이 친구는 성격이 괴팍하여 친구들이 많지 않다.

순수하고 순박한 성품...

누구를 속이거나  뒤통수치는 그런 친구는 절대 아닌데 고집이 너무 센... 

마음이 색시같이 여려서 아내와 싸워 서먹서먹할 때도 친구 힘을 빌려 화해 모드를 열어갈 만큼 마음 이 여리다.

친구 부부 6명이 친구의 전원주택에 모여 가까이 하늘 아래 첫 동네(여긴 경산, 청도 경계선에 완전 산꼭대기에 위치한 세상을 발아래 보이는 조망 끝내주는 식당이다)란 식당으로 갔다.

오랜만에 만난 부부들 만나니 반갑고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난다

누군가 묻는다 "60 넘어 제일 무서운 사람은?" 
1초의 머뭇거림 없이 또 누군가가 "마누라"라고 한다

마누라가 무섭다는 건 나이가 먹고 늙어 간다는 것이다.

그 친구가 아버지 생각하며 이야기하는데 눈물이 흐른다

내 아버지 신용협동조합 임원으로 한창 잘 나가실 때였다. 아버지께 효도 한번 못하고 속만 썩이고...

무엇인가 많이 잘못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나 때문에 이웃집에 머리 숙이고 빌고.. 불효자 걱정만 끼쳤다고 흐르는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사실 우리 스물 때 어떡했을까? 대부분 아버지께 불효 저지르지 않는 친구들이 얼마나 있을까

모두가 그러하였지만 세월이 지나 우리가 당신 아버지 나이 되고 보니 더욱 불효한 마음이 드는가 보다.

아버지는 꿈에라도 한번 나타나지 않는다. 참 야속도 하시단다

아내 꿈에는 시아버지께서 나타나 "애는 잘 있나"라며 생생하게 아들 걱정하시고 가셨다는 이야기에 더 서러운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우리의 시간이 아버지를 따라 저물어 가는 세월의 황혼으로 가는가 보다.

불효한 마음 가득 술잔이 돌다 보니  그 친구가 취기가 오르니 친구의 버릇이 나온다.

누구에게나 "어이!"라고 부른다.

내 아내가 "왜 어이" **씨 "어이"라고 핍박을 줘도 그냥 고집이다.

슬쩍 그의 아내를 보니 영 못마땅한 표정이다.

조금 전 제일 무서운 게 마누라라고 이야기하였건만...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익숙함과 이별해야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다"라고 하였다

과거에 어떻게 하였든.. 불효의 회한의 후회가 내 몸을 덮치면 지금까지의 나를 버려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는 우리 자신이 안타깝다.

물론 나 역시 나를 허물 벗기듯 훌훌 벗어던지고 새로운 나를 찾아야 되지만 되지가 않는다.

친구의 아들이 선물한 그랜저.....  갑자기 가요방의 "있을 때 잘해" 곡 번호 7578번이 생각난다.

아버지도 아들도 아내도 주위 친구들도 있을때 잘하자.

 

아들에게 선물 받은 그랜저

 

전원주택 한쪽에 쌓여가는 공병들...

 

 

멋진 시골 전원주택

 

 

산꼭대기의 하늘아래 첫동네 야외 식탁

 

닭볶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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