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란 무엇인가?
“옛날 당나라 시대의 이야기다. 태종은 정관지치貞觀之治로 훌륭한 정치를 편 임금이다.
어느 날 사랑하는 황후와 그가 가장 총애하는 신하인 위징魏徵을 불러서 담소를 나누던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우리 세 사람이 모처럼 한가한 자리를 마련했으니,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거짓 없이 한마디씩 하기로 하면 어떨까”
태종의 말에 두 사람이 동의하자 자신이 먼저 한마디 했다. “나는 천자로 태어나 천하가 모두 내 것이니, 다른 욕심이 뭐 있겠는가,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뭐라도 갖다 주는 사람이 더 좋지, 달라고 하는 사람은 달갑지 않네."
이어서 황후가 한마디 했다. “저는 천자의 아내가 되어 황후의 지위에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꼭 진심을 한 가지 이야기해야 한다면 , 만조백관이 조회할 때 풍채가 훤칠한 선비가 늠름하게 들어오는 것을 보면 한 번 가서 꼭 껴안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황후의 말이 끝나자 위징이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야말로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의 재상 지위에 있으므로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하지만 꼭 속마음을 말해야 한다면, 폐하가 앉아 계시는 용상에 한 번 앉아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세상이 다 자기 손안에 있는데도 누군가에게 주는 것을 좋아한다는 황제, 남편이 있는데도 잘 생긴 남자를 한 번 안아 보고 싶다는 황후, 자기를 신뢰하는 황제의 자리에 앉아보고 싶다는 신하, 저마다 품고 있는 숨길 수 없는 욕심이리라.
이 세상에 사는 사람 그 누구라도 저마다의 욕심이 있다. 불가에선 세상을 더럽히는 인간의 오욕으로 식(食),색(色),명예(名譽),물(物),수면(睡眠),을 꼽고 있다. 욕심의 크기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나이가 들면서 네 가지 욕심은 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고 유일하게 남아 더 집착하게 되는 욕심이 명예욕이라고 한다.
그 욕심을 버리는 방법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유가儒家에서는 ‘소유의 절제와 조절’을 들었고, 도가道家에서는 ‘버리고 또 버리어 다시 버릴 것이 없는’ 그 상태에 이르기를 갈망했고, 불가佛家에서는 ’무소유無所有‘를 주장했다.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리면 태산이 눈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고, 작은 콩 두 알로 귀를 막으면 우렛소리도 듣지 못한다. 요즘 세계나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에서 매 순간 보고 느끼는 풍경이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의 귀를 열고 세상을 직시하는 것 그것이 곧 세상을 바르게 사는 것이 아닐까?
“인간 생활에서 모든 것을 더럽히고 좀 먹는 것은 행복을 원하는 천한 욕심이며, 이 욕심을 끊고 필요 이상으로 탐내지 않는 자만이 인생의 애로를 극복하여 참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괴테의 젊은 날의 친구였던 멜크의 말이 생각나는 한 밤중이다.
길위의 인문학 우리땅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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