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절에... (금정산 미륵사)

빈손 허명 2022. 2. 20. 17:27

"여보 담주엔 지인들 결혼식이 4곳이나 있어 꼼짝 못 할듯하니 이번 주 어디든 봄 마중이나 다녀옵시다"

"어디로 갈까요?"

"글쎄 어디로 갈까...  금정산 미륵사나 상주 옥동 서원이나...."

"부산으로 갑시다.. 봄 마중이니 남쪽으로 갑시다"

그래요 그럼 부산으로 갑시다

 

요즘 참 좋은 세상입니다

내비게이션이란 아가씨 말만 잘 들으면 가자고 하는 데로 정확하게 데려다줍니다

아침 먼저 내려와서 시동을 걸고 내비게이션 아가씨에게 미륵사 안내를 부탁을 하고 아내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9시 미륵사로 출발하였지요

예상 소요시간 1시간 10분이라 합니다

서부산 고속도로로 가다 김해에서 기장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가는 길입니다

김해 금관가야 휴게소를 지나면 금정산 터널이 7.2km나 되는 아주 긴 터널을 지나면 부산 금정구 우리가 목적지로 한 금정산 미륵사가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금정터널 중간지점쯤에 도착하는데 목적지에 도착 하였으니 안내를 마친다고 아가씨가 친절하게 합니다

어이쿠 황당하게 터널 속이 미륵사라 합니다

가끔 황당하게 이런 일이 생깁니다

아마 팁을 주지 않아서 인지 아니면 평상시 자기가 가자는 데로 가지 않아서 일부러 엉뚱한 곳으로 안내를 하여 골탕 먹일 심보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그 아가씨 마음이겠지요...

얼른 휴대전화 아가씨에게 안내를 부탁을 하였습니다 

이 아가씨는 40여분을 더 가야 한답니다..  결과적으로 산 꼭대기에 있는 미륵사의 아래 땅속 터널 안에다 안내를 하였던 것입니다

아내와 함께 투덜거리며 담엔 팁부터 챙겨 줍시다 하며...

이 눔의 아가씨 갈 만한 곳에 데려다 주지...  썩소를 날리며 어렵사리 입구에 주차를 하고 산행 아닌 산행을 합니다

 

요즘 조용한 산사를 찾아 나를 찾고 

사색에 잠겨도 보고 

산사를 찾아가는 의미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느 시인께서 절에 가는 이유를 스스로 묻고 답한 글을 생각하며 걷습니다

 

"절에 왜 가느냐 물으시면 그냥 이렇게 대답하기로 했습니다

"절(折) 하러 가지요.."

살아가면서 나는 꺾을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나를 꺽을 일이 없다는 것은 세상살이에 서 당당하려는 의미도 있구요 너무 험한 세상에 꼿꼿이 서서 가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굽고 휘일듯해서 이지만 나 자신은 꺾으면서 생기는 내 속에 평화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나를 꺾는 것!!

내 자존심을 꺾고 내 희망을 꺾고  내 살아가려는 의지를 꺾으라는 것은 아니지요

다만 내 속에 숨 쉬는 것들 중에 아집과 망상과 교만 같은 것들을 꺾어 겸손을 배우고 배려를 배우려는 것임을 알기에 절에 가서 꺾어 주고 올 때 마음은 너무 편합니다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나의 마음속에 자유로움 즉 내속에 찌든 것들을 훌훌 털어냈었기 때문이지요

절에서 맞는 바람은 다른 곳에서 맞는 바람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마음을 비우고 맞는 바람이라 더욱더 시원하고 더 편안합니다"  

 

그렇습니다

살아가면서 내가 나를 꺾는 것 이것의 뜻을 조금씩 알아가서 그런지 요즘 산사에 가면 나 자신을 꺾습니다

어느 날 필연처럼 다가온 인연께서 참배를 하라 해서 마지못해 하게 되었지만 산사를 찾을 때마다 꺾다 보니 조금씩 조금씩 나를 찾고 나를 돌아보는 마음이 생깁니다

산사로 오르는 길이 약 4~50분간 아내와 말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습니다

아내는 무슨 생각을 하며 걷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제 아내를 보고 천사라 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외향적인 나의 성향을 말없이 지켜주고 바라보고 맞춰준다고 그러시지요

다름 아닌 나의 인연입니다

나의 천사는 땅만 보며 저 앞에서 걷고 있습니다

나는 여기 미륵사에 가서 아내와 나란히 꺾을 것입니다

"탐진치를 내려놓아라"라며 부처님의 자비를 생각하며 오늘도 하나를 내려놓을 것을 생각하며 아내 아니 천사가 가는 길을 따라갑니다

오늘은 "절에 왜 가느냐 물으시면 그냥 이렇게 대답하기로 했습니다 "절(折) 하러 가지요.." 살아가면서 나는 꺾을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이 생각으로 걷다 보니 어느새 경내로 들어와 법당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부산 금정산 유서 깊은 천년고찰 미륵사 법당 부처님 앞에서 아내와 함께 "욕심을 버리자, 지금처럼만... 나와 나의 주변... 그리고 멀리 나의 소중한 인연을 생각"하며 꺾습니다. 내가 바른 생활은 하는건지... 그분들 누가 되는건 아닌지...

누구를 위하여 꺾는것이 아니라 나를 꺾는 것입니다.

온화하고 자비로운 부처님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미륵사 법당을 바라보며 합장을 하며 돌아서 나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파란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우수도 지난...

봄이 저만치에서 오고 있습니다

시샘하는 봄바람인 듯 역간은 쌀쌀한 바람이 아내와 나를 감싸 돌아 나갑니다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봄이 저기...   왔네 라고....

 

 

 

 

 

 

 

 

 

 

 

 

 

 

 

 

 

 

 

 

 

 

 

 

 

 

 

 

 

 

 

 

 

 

 

 

 

 

 

 

 

 

부산 금정산성 북문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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