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느낌이있는방

아... 아부지

빈손 허명 2021. 12. 15. 10:13

0 (아부지)
───────────────┼─
"애비야 나 삼만 원만 주고 갈 수 있겠니."
"없어요."
───────────────┼
80살이 넘은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하는 아들에게
사정을 했건만 아들은 냉정하게 거절을 하였다.

늙은 아버지는 이웃 노인들과
어울리다 얻어만 먹어 온 소주를
오늘은 한 번이라도 갚아주고 싶었다.
며느리가 설거지를 하다
부자간의 대화를 듣다
시아버지의 그늘진 얼굴을 보았다.
며느리는 무언가를 한참 생각하더니
밖으로 달려 나갔다.
한참만에 버스를 막 타려는
남편을 불러 세워
숨찬 소리로 손을 내밀었다.
───────────────┼──
"여보 돈 좀 주고 가요."
"뭐하게?"
"애들 옷도 사입히고 저 오늘 동창 계모임도 있어요."
───────────────┼──
며느리는
지갑에서 오만 원 가량을 꺼내 헤아리며
담뱃값이 찻값이 대포값이...
어쩌니 하는 남편 지갑을 빼앗아
차비만 쥐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파트 베란다에 기대 밖을 바라보는
시아버지께 돈을 몽땅 내밀었다.
───────────────┼──
"아버님, 이 돈으로 드시고 싶은 소주도 잡수시고
친구분들도 오랫만에 대접해 드리세요."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고마웠지만
선뜻 받을 수 없었다.
"너네 살기도 넉넉치 않은데 갠찮다.
애들 마싯는거 사주거라."
며느리는 대답도 듣는둥 마는둥
돈을 탁자에 놓아드리고 서둘러 방문을 닫았다.
그날 밤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왔다.
씻지도 않고 노는 애들을 보고
"왜 애들점 씻기지 이렇게 더럽냐?" 고 말했다.
그 이튿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애들 꼴은 더러워져 가고 있었다.
새까만 손등이며,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반드레하던 애들이 거지꼴로 변해갔다.
남편은 화를 벌컥 내어 고함을 쳤다.
"여편네가 하루 종일 뭐하길래
애들 꼴을 저렇게 만들어 놔!!"
남편의 화난 소리를 듣고 있던
아내가 눈에 핏줄기가 서서는
화를 내며 남편에게 소리를 질렀다.
"저 애들을 곱게 키워봐야 머해요.
당신이 아버지께 돈 삼만원도 냉정하게 거절하는데
우리 애들도 우리가 늙어서 삼만 원 달래면
안 줄 거 아니에요?
그런데 뭣 때문에 애들을 사랑으로 키우라고 해요?"
───────────────┼──
아내의 말에 남편은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 후 멍하니 서있던 아들은 최면에서 풀린듯
늙은 아버지의 방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늙은 아버지는 아들의 무정함을
잊은 채 안스런 표정으로
───────────────┼──
"어서 오거라."
"회사 일이 힘들었을 텐데 고생했구나.
환절기라 감기 조심해야 한다."
아버지는 무정한 아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
어린시절 아버지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들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속담에 `한 아버지는 열 아들을 키울 수 있으나
열 아들은 한 아버지를 봉양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배부르고 따뜻한가를
늘 부모는 묻지만
부모는 배고프고 추운 것은
자식들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것을 주지 못한 자신을 탓할 뿐입니다.

아부지!어무이!!!
사랑합니다



 

읽을때 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처음 이 글을 읽었을때가 5년여 전일까 그때는 혼자서 그리움에 많이 울었다

그리고 가끔....   그때마다 소리없이 눈물이 흘렀다

오늘 아침에도 눈에 눈물이 ....

남 몰래 훔친다

'**심신수양** > 느낌이있는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정규 할아버지  (0) 2021.12.20
좋은 만남...좋은 선택  (0) 2021.12.15
누구도 벼랑끝에 서지 않도록  (0) 2021.11.18
겸손해야 할 이유  (0) 2021.11.18
인생 70 <만족함을 알아야 한다.>  (0) 202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