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과 음식은 조금씩 남겨두는 것이 누구에게나 좋다.
다산 정약용丁若鏞의 아버지(丁載遠)가 금강산에 놀러갔을 때 어떤 고을에 이르러 그곳의 군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전이 와서 손님이 왔다고 아뢰는데, 알고 보니 군수의 가난한 친구였다.
군수가 콧날을 찌푸리고 고개를 저으며 괴롭다고 하며 문을 열었다.
손님이 들어오자 군수는 기뻐하며 관대하게 대접하면서 우스개와 농담을 거리낌 없이 했다.
마치 가을 서리와 봄날의 볕이 잠깐 사이에 오고가는 듯 했다.
다산의 아버지는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군수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가난한 친구를 대하는 방법은 제일 좋은 것이 겉과 속이 기뻐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겉과 속이 담담한 것이고,
제일 나쁜 것이 마음속으로는 싫어하면서 겉으로는 기쁜 체 하는 것이다.” 이어서 말하기를 “마음에 싫을 때는 돌이켜 반성하며 자신의 심기를 화락和樂하게 하여 기쁜 모습을 나타내는 것도 제일 좋은 방법과 공이 같은 것이다.” 하였다.
다산의 아버지가 싫어했던 것이 다른 사람들의 부인을 이러쿵저러쿵 비판하는 것을 싫어했고,
평생에 남의 집에 은밀隱密한 것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떼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다산에게 말하기를 “내가 어떤 자리에서 혹시 어떤 사람이 남의 은밀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저절로 흥미가 없어져서 더 이상 못하고 코를 골며 잠이 들게 된다.
내가 그런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이 있으면 나도 말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내 마음속에는 진실로 하나도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라는 시 구절이 있다.
할 말은 하되 해야 할 말만 하고, 되도록 할 말은 조금 남겨두고, 음식도 조금 남겨두고, 그렇게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올해, 니 이 시간부터 이것을 실천해야겠는데, 음식을 남겨 두는 것은(조절) 오래전부터 실천하고 있는 편이지만 할 말을 조금 남겨두는 것, 그래야 세상이 편한데, 그것이 쉽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면 시원할 것 같지만 다 하고 나면 부자용이 더 많다.
가끔은 말로 다하지 말고, 잠시 눈길을 돌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일, 말도 다 하지 말고, 술도 남겨두고, 음식도 조금 남겨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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