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를 할 때처럼
구흥서
키스를 할 때는 눈을 감고
상상을 하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버리지
마음을 열고 오로지
한 곳으로 만 가려하지
눈을 감아도 다 보이는 것
눈을 감아도 다 아는 것
눈을 감아도 다 할 수 있는 것
우린 그걸 본능이라 말하지
그걸 채우려
그걸 잠재우려 하지
세상 속에서
세상 사람들과 살며
열심히 살다가도
우린 문득 그걸 생각하지
한평생 우리는 다하지 못한 것들을 위해
더 갖으려 만 하며
버리려고 하진 않아
그래서 항상 빈 들같은 마음이지
놓으면 행복이 보이고
버리면 행복을 잡는걸
알면서도
그리하지 못하지
키스를 할 때처럼
눈을 감고
다 버리기만 한다면
세상은 환한 아침같이 맑고
세상은 이슬같이 맑고
세상은 샘물같이 맑을 거란 걸
알면서도
우린 못하지
평생 그걸
못하다가
세상과 하직하는 순간까지
그
바램을 놓지 못하지
키스를 할 때처럼
눈을 감고
다 버리려 한다면
세상은 아름다울 거라는 것을
그땐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