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수선사 연못에 서서

빈손 허명 2021. 6. 27. 06:03

 

    수선사 연못에 서서

                          구흥서

 

 

수선사 엔 연꽃없는 연못이 있고

시절인연 이란 나무다리가 있더라

그 비탈진 나무다리 건너엔

최신식 카페가 있고

사람냄새만 가득하더라

부처님 가피가득 담고 들어와 앉은 곳엔

차향이 흐르고

가끔은 커피가 차 향기를 빼았더라

연꽃이 피어있지 않은 것을 보면서

진흙속에 뿌리내린 불심을 거두고

잎만 무성한 수선사 연못엔

허명의 그림자가 홀로 서있더라

불룩한 배를 두손으로 끌어안고

시절을 잊고 있더라

이 여름이 시작되는 수선사엔

짖은 불심이 그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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