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2021년 6월 26일 아침에...

빈손 허명 2021. 6. 26. 09:38

아들이 도망치듯 보따리 싸고 횡하니 가 버렸다

오늘 간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짐사고 아빠가 같이 옮겨 주고 싶었는데....

그냥 가벼렸다

가구 들어오면 나머지 짐 가리러 온다면서...

아들 방을 본다

세 살다가 주인 몰래 가버린 듯한 어수선한...

공허한 방이다

 

어젯밤 피곤한 기색의 나의 새로운 맨토가 되신 당신 모습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내가

내가 욕심이 과한걸까

내평생 이런 인연에 나만 즐겁고 행복하다고 그분을 귀찬게 하진 않았을까?

내 생각만하여 당신의 입장을.. 당신의 굴레를 .. 무시한 것을 아닐까??

당신만의 생활이 있는데......

아부지라 부르며 마냥 응석부린 나를 다시 돌아 본다

 

아무리 둘이서 알아서 한다지만 부모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건 아들이 좀더 크면 알려나..

아들방을 바라보니

평상시 정리정돈 하지않는 성격이 걱정이다

새애기와 이걸로 다투지는 않을까?

항상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엄마가 들어가 정리 정돈을 해준다

며칠 지나면 똑 같아지는 엉망인 아들방이 된다

닭띠라서 그런가???

 

서울살고 있는 딸애는 고교부터 떨어져 살아서 성격도 원만하고 대체로 무난한...

그리고 계획이 철저한 성격이라 걱정이 되지 않는다

언변도 좋고 순간 판단도 빠르며 맨탈이 최고다

부군과 함께 하는 신혼 생활도 밀고 당기고 잘 하는듯하다

아빠만의 생각인가??

단지 무자식 선언이 약간 섭섭할뿐...

너희들 인생이니 너희들이 잘 가꾸며 행복과 사랑을 쌓아가길 바랄뿐이다

 

이른 아침에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분가하는 아들녀석 새로운 출발에 꽃길만 펼쳐지길 바란다

간혹 자갈 길도 나오겠지만 잘 헤쳐 가리라 믿는다

사랑하는 딸아 경산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도 된다

매일 온다 한들 싫다 할 부모 없단다

그런 부담 가지면 아빠 섭섭해진단다

 

이런저런 생각들 떨치고 아름다운 생각을 가져야 할 오늘 아침이다

내 사랑하는 아내와 둘이 남은 텅빈 이집.

아내 손잡고 소곤소곤 속삭이며

바람이나 쇠러 가야 겠다

'**심신수양** > 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한잔을 놓고  (0) 2021.07.02
한사람 있습니다  (0) 2021.06.30
아들아 아들아  (0) 2021.06.24
인생노을  (0) 2021.06.22
너랑나랑  (0) 2021.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