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약초**/산야초

지황

빈손 허명 2008. 11. 21. 17:49

[ 지황(地黃) ]

  한 여성이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소변을 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벌레 한마리가 땅 위로 올라오고 있다가 오줌벼락을 맞았다.

오줌으로 뒤범벅된 벌레는 황급히 다시 땅속으로 기어들어가며 한마디 중얼거렸다.

와! 엄청난 폭우가 내리는구먼. 새둥지가 거꾸로 세워져 있는 걸 보니 말이야


  최근 공직자 재산공개로 모 여장관이 땅투기 사실이 탄로나서 입각하자마자

옷을 벗었다. 땅이 많으면 땅땅거리며 사는 세상이다. 하늘을 「양(陽)」이라

면 그 반대인 땅은 「음(陰) 」이다. 그래서 그런지 땅투기하는 사람들 중엔

복부인」이 많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한약의 보음제(補陰劑) 중에 「땅중의 땅」 「땅속의 노

란색 약초」란 뜻을 지닌 「지황(地黃)」이 있다. 지황을 술로서 법제하여 9번

찌면 「숙지황(熟地黃)」이 라 하는데 이것이 엄청난 정력제가 된다.


  동의보감을 보면 『숙지황은 부족한 혈액을 크게 보충하고 머리털과 수염을

검게 하며, 골수를 보충해주고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살찌게 한다.


  또 허약하고 몸과 정력을 손상하여 생기는 증세들을 낫게 하고, 혈맥을 통하

게 하며 기운을 더 나게 하고 눈과 귀를 밝게 한다』라고 하였다.


  임상에서 숙지황은 당뇨병, 갑상선질환, 폐결핵 등 각종 소모성 질환에 진액

과 체력을 보강 하는 요약이 되고 정자 부족의 남성 불임증이나 과색후 나타나

는 방로상, 여성의 월경이 끊어지는 증세 등 남녀의 각종 성관련 질환에 다양

하게 사용된다.


  숙지황은 상체가 실하며 마른 체격에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에 효과가 가장

빨리 나타난다. 그러나 숙지황은 위장에 부담을 주므로 소화기 계통이 약한 소

음인 체질이 복용할 경우 소화장애를 일으키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나 팔미지황탕(八味地黃湯) 등 일반인도 잘아는한약재에

빼놓을 수 없는 약용식물이다. 농림수산부는 지난 92년 서천군과 정읍군을

지황주산단지로 지정한 이후 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땅에서 파서 씻은 그대로를 생지황(生地黃), 말린 것을 건지황(乾地黃),쪄서 말려

까맣고 끈적끈적하게 된 것을 숙지황(熟地黃)이라 하며 각각 사용하는 목적과 효험,

외형이 다르다.

지황이 든 한약을 복용중 무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희어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것은 지황이 마늘·파·무우·구리 등을 만나면 약효의 감소는 물론, 심하면 오히려

콩팥의 기능을 저하시켜 머리카락을 희게 한다고 하나 약리적으로 명쾌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황은 현삼과(Scropular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뿌리와 뿌리줄기를 약으로 쓴다.

우리나라 여러 지방에서 심어 키운다. 주로 황토땅에서 나는 것이 최상품으로 그 색깔

또한 황색이다. 그래서 지황(地黃)이라 한다.

줄기잎은 타원형이고 끝이 뭉퉁하며 잎밑이 쐐기모양이고 거치가 있는 반면 줄기 및

잎전체에 잔털이 많다. 꽃은 7월께에 홍자색으로 피고 9월께에 열매를 맺는다.
고전 문헌에 나타난 지황의 성질은 다음과 같다.


▲생지황=성미는 달고 쓰며 찬데 독은 없다(약학대사전), 각종 출혈을 낮게 하며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향약집성방), 열을 내리며 월경을 통하게 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며 어혈을 없앤다(의방유취), 실화가 있으면서 변이 통하지 않는

것을 잘 낫게 한다(본초종신록)

▲건지황=성미는 생지황과 같고 골절·외상·하혈·혈뇨·자궁출혈을 낮게 한다(향약집성방),

먹은 것을 잘 내리게 하고 기력을 세게한다(향약집성방), 산후복통을 잘 멈춘다·

피부건조증을 낫게 한다(의방유취), 비허로 설사하고 위허로 입맛이 떨어진

때에는 쓰지 않는다(의방유취)

▲숙지황=달고 약간 따스하고 독이 없다, 피가 모자라는 것을 크게 보하며 힌머리털을

검게 하고 골수·근육·힘줄·뼈 등을 든든하게 한다(동의보감),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기력을 도우며 귀와 눈을 밝게 한다(동의보감), 간신을 보하며 음혈을 자양하는 좋은

보혈약이다(의방유취), 오랜 설사를 멈추며 음허로 오는 발열·마른기침· 숨가쁨을 낫게 한다.

또한 음허로 땀이 나지 않는 것과 변이 굳은 것도 잘 낫게 한다.
지황의 약리작용은 현대의학에서도 다양하다.

▲생지황=해열보약, 지혈약, 코피, 토혈, 여러가지 열성질병으로 열이 많이오르고

갈증이 나는 데, 고혈압때의 변비, 인후두염, 여러가지 외과적 염증 등에 쓰인다.
▲건지황=보약, 지혈약, 이뇨약, 토혈, 코피, 변비, 열성병 때의 심장쇠약,자궁출혈, 태동불안, 성욕항진, 당뇨병, 방광 및 요도의 염증, 고혈압병 등에 효험이 있다.
▲숙지황=보약, 빈혈, 위황병, 병후 및 산후쇠약, 여러가지 소모성 질병,

뇌변혈, 자궁출혈 등에 쓴다.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쓰지 않는다.

다양한 효험을 가진 약초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숙지황은 비허로 설사를 허거나

위허로 입맛이 없는 때, 가래끊는 때에는 쓰지 않는 것이 정도다. 또 약재를 구리

또는 쇠그릇에 대지 말아야 한다. 구리나 쇠그릇에 넣고 조제하거나 달여먹으면

머리털이 희어질 우려가 있다

  땅 한뼘 가진 것 없더라도 숙지황 먹고 밤중에 아내 옆에서 땅땅거릴 수

있다면 그게 땅 부자지 별 땅 부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