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회장 구두 굽갈며 30년 신어"
춘추복 한 벌로 생활… '청교도적인 삶' 등 극찬
"구두에 쇠를 박고 다녔어도 결코 구두쇠는 아니었다."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이사와 인력개발원 부원장을 지낸 정통 '삼성맨' 출신의 고인수 성균관대 상임이사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 검소했던 생활을 소개해 화제다.
고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부자였던 그(정 전 명예회장)는 어떠한 생활을 했을까"라고 운을 뗀 뒤 "그가 입고 다니는 옷은 춘추복 한 벌로, 겨울에는 양복 안에 내의를 입고 지냈으며 그의 등산바지는 재봉틀로 깁고 기운 지게꾼 바지와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구두가 닳는 것을 막으려고 굽에 징을 박아 신고 다녔다.
계속 굽을 갈아가며 세 켤레의 같은 디자인의 구두로 30년이 넘게 신었다"며 고인의 유품 중 양쪽 엄지 발톱 위치에 구멍이 나 있었던 구두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또 고 이사는 정 전 명예회장의 청운동 자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거실 소파의 가죽은 20년 이상 쓴 것으로 헤져서 허옇고 의자와 테이블의 목재들은 칠이 벗겨져 있고 수리한 자국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그 흔한 그림이나 장식품도 없었다"며 "TV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브라운관이 아닌 17인치 소형이었다.
과연 이곳이 대한민국 최고 재벌의 거실인가 의아해질 정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 이사는 정 전 명예회장의 그런 삶을 '청교도적 삶'으로 표현, "기업가 정신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소금'이요 '방패막'이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