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세월
그 이상의 세월을 한결같이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을 저 뭉게구름 그리고 환상적인 붉은 노을...
지금도 그 어느때와 같이 하늘에서 지금 저대로 하나뿐인 작품을 그려놓고 뽐내고 있었지
어릴 때 그리고 사춘기 설렘 가득 가지고 바라보던 그 시절 하늘을 수놓은 여러 가지 명작들...
함께 바라보는 친구가 있어 행복했었고 아무것도 아닌것들로 괜히 고민에 빠질 때도
저 하늘을 보며 위로가 되고 복잡한 머릿속은 구름에 띄워 보내 버렸었지....
언제부턴지 삶의 무게가 내 어깨를 짓 누를 때
앞만 보며 정신없이 일에 파묻혀 뛸 때 그땐 하늘이 어떻게 생긴 건지...
웃고 있는 건지
울고 있는건지
나를 보고 화를 내는 건지
도무지 고개 들어 하늘을 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내 직장 내 가족 그리고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 최선을 다한 그런 나날 들이어서 나의 인생 개인의 안위는 알 수 없도록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억울하게..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죄 밖에 없는데..
이제
고지가 바로 코앞인데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인데.
호사다마 인가..
그렇게 직장에 불명예 퇴직하였다
대인 기피증 이란 게
내게 오리라고는...
내가 이런 고통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는데...
꿈이 아니었다
현실이었다..
처음 1년이란 세월은 좌절 아닌 좌절에...
그때 하늘을 본다 그것도 밤 하늘을... 모두 잠든 밤 하늘을...
깜깜한 하늘의 공허함...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노후대책 하나 없이 갑자기 당한 현실에...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새로운 각오를 한다
틈만 나면 내가 근무했던 직장 건물 옥상에 올라 마음을 다지며 결심을 한다
일주일에 두세번을... 모두가 잠들고 별이 속삭이는 시간에...
8년 8년 후(8년후 이사장 선거일)
그때를 위하여 하나하나 준비하자
철저하게 준비하여 실천하자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나 자신만을 믿고 반드시 여기로 돌아오자
이렇게 이 건물 옥상에서 마음을 다지며 하늘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잃어버린 8년
와신상담 어렵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나는 다시 돌아왔다
어렵게 다시 돌아왔다
도와준 많은 분들에 감사하고
하늘에 감사하며 정의에 감사한다
내 자리로 돌아온 지 벌써 2년여 완전 자리 잡혔다
다시 돌아왔지만 나의 생활은 변함이 없다
조직 발전과 지역 사회봉사 친구들 간의 유대
이런 것들로 나는 항상 쫓기듯 살고 있었다
이때
필연이라고 내게 손을 내민 여주 남한강 신사 "은빛바우"시다
그 인연이...
나를 변화시킨다
"여유를 가져라"
"지나고 보니 모두가 헛헛한 바람이더라"
"건강을 챙겨라"
"아내에게 봉사를 하여라"
"화장품을 발라라"
"책을 읽고 글을 써라"
등등 셀 수 없을 만큼....
시인인 "은빛바우" 당신을 만나고 나는 여유를 찾았다 당신이 좋아하는
하늘의 구름을 보고
노을을 본다
그리고 은빛 파도를 본다
어느 순간 나도 이 소중한 것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요즘 보는 흰구름 이 뭉게구름이 이렇게 아름다운걸 이제 알았다
마음이 편안하다
이제껏 쫓기듯 살아와서..
여유롭게 하늘 한번 쳐다보지 못했다니..
쳐다보더라도 여유가 없었으니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다
붉게 타는 듯한 노을
내 마음을 싣고 둥실둥실 떠 다닐듯한 뭉게구름
그리고 쉼 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은빛 파도
모두가 신세계다
이런 행복을 느끼게 해 주신 "은빛바우"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항상 남한강가에 가 있답니다
오늘 유난히도 아름다운 하늘을 보며
아내에게 한마디 하였습니다
"여보 저 아름다운 구름이 유난히 오늘 더 아름답지요 아마 우리가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겼는 것 같구려 그지?"
아내가 고개를 끄떡인다
행복합니다
많이 행복합니다
이렇게 행복하여도 되나 할 만큼 행복합니다
그간 마음 고생도 하였겠지만 이제 저 하늘의 아름다움을 아름답게만 봅시다
그리고 좀 더 여유를 가집시다
모든 건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2021.7.18. 천년고도 경주에서 하늘을 본다
사진은 최근 찍은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