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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구 동준이가 며느리보고 아들에게쓴 편지....

빈손 허명 2010. 11. 2. 14:57

사랑하는

나의  아들 주화야 .  

오늘 너희들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자리에서 엄마는 할아버지가 무척이나 뵙고 싶구나!

참 많이도  사랑하는 맘과 인자함으로 늘 품안에 보듬어 주셔서 오늘에 네가 있게 한 분이다. 그지?

그리고 정월 대보름날 새벽마다 오곡밥에 정 한수 떠놓고 남에 눈에 꽃이 되고 잎이 되라고 두 손 모아 정성으로 빌어주신 여기 계신 네 할머니 덕이다 그지?


너와 네가 이생에서 부모와 자식의 인연으로 만나  엄마라고 불러주는 나는

주화 네가 있어 행복하고 감사 하단다 .

너 기억하니? 고등학교 졸업하고 쯤이지?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 저도 이다음에 꼭 아버지 같은 아빠가 될 게요“ 했을 때 힘들다고 투정하던 엄마의 삶은 네 말 한마디로 ”참 잘 살았구나 .그래 부모가 자식의 본보기가 된 삶은 결코 실패한 생이 아니 구나 “되새김할 수 있었고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단다.

 

주화야

부부의 연은 전생에 아흔아홉 번의 옷깃을 스쳐 윤회를 거듭하여 이생에서 백번을 채운다 했으니 사람으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음은 결코 필연이 아닌 운명이고 그 인연을 아름답게 간직하기 위해서는 항상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마음의 여백을 남겨두어 상대방이 들어 올 자리를 내 줄때 우린 “함께’라는 말이 된단다.

옷이 나의 몸에 맞듯이 그래야 하루가 불편하지 않듯이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 진실한 목소리로 ‘내가 나 자신 보다 당신을 더 사랑해’그래서 미안해 ‘그렇게 우린 함께 가 되렴


주화야,

그래

이제 우리의 품을 떠나 한 집안의 가장이 되는구나.

누구든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이란 어렵겠지

하지만 부딪히고 엎어지고 넘어지면서도 은애와 함께 두 손 맞잡고 일어나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하고 열심히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면 된단다.

우리를 믿듯이 우리 이쁜 은애를 믿으렴.

결혼 전에는 사랑이고

부부가 살아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며

믿음 안에  변함없는 사랑으로 채워져야 이것이 참 행복임을 알게 된단다.

너희들이 살아가는 일생동안

오늘 너희들에게서 풍겨 나오는 이 아름다운 향기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엄마가 85년 7월 2일 쓴 일기장의 한 자락을 꺼내니 이렇게 써있네.

보름달이 떠는 날이다

울 엄마도 저 달 보며 날 생각하겠지/

오래도록 품안에 두고자 했던 딸이 이렇게나 빨리 떠나 갈 줄은 몰랐겠지.

지금 내 품안에 아가야, 제발 씩씩 이가 되렴

이 엄마가 먼 훗날 널 떠나보낸 뒤 우리 엄마처럼 울기는 싫단다.

이 엄마처럼 집 생각하며 울고 있을 널 생각하기도 싫단다. 

아가야   씩씩이 하자

할아버지도 네가  씩씩이 였으면 좋겠데. 

너에 움직임을 사랑해.    너무 덥고 힘들어 엄마가 그리운 날


엄마의 삶을 돌아보니 다 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을 키우지만 딸은 보내야하고 그 딸은 삶의 전부를 시댁을 위해서 살게 된단다. 아들아 하나만 더 당부 하마. 

아빠처럼 장모님에게 도 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엄마 아빠를 존경하듯 하여라,

감사하여라

내 삶을 함께 할 은애를 주신 분이란다.

아내가 소중한 만큼 장모님의 든든한 아들이 되어드리렴,

그리고

은애야! 우리 며늘아기

고맙다. 우리 식구가 되어줘서.  

내 사랑하는 아들의 반쪽을 채워줘서

언제나 오늘처럼 너희들이 이쁘고 아름다운 내 자식으로

건강하다.  행복하다 , 그리 웃으며 살기를 바램하마.

주화야, 은애야

그래 

우리 함께. 살며 사랑하며 그리 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