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보면 같으면서 다를 때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만을 만나고
좋아하는 일만을 한다.“
언제부턴가 내 삶의 철학이라면 철학이고
고집이라면 고집인 이것을 지키며 사는 날까지 살고자 하는데,
살다가 보면 가끔씩 그렇게 되지 않는 난처한 경우에 처하게 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만나서 차(茶)를 마시게 되면
그 차 맛을 모르고 먹는 경우가 있고
더더구나 밥이라도 먹게 되면 하루 종일 뱃속이 더부룩해서
세상 풍경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간이 있다.
“아름다운 사람이 반드시 착한 것이 아니며, 추한 사람이 반드시 악독한 것은 아니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진실한 사람은 아니고, 나를 거부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배반하는 사람은 아니다. 나를 거부하는 사람을 자기편으로 이끌기 어렵다고 하여 그를 버린다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서 내 편협偏狹함을 미워할 것이다. 이것은 서로를 이끌어서 허물에 빠지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그래서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허물을 피하는 방법이다.“
중국의 시인 소동파의 글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만나는 그 사람 역시 나를 싫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은데 굳이 만나서 괴로운 사람을 만나고 살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공식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이라서
이래저래 가슴앓이를 하는지도 모른다.
공자는 “미워하는 사람일지라도 만나야 한다.”고 하였고,
맹자 역시 무척이나 싫어하는 왕환王驩이라는 사람을
피하지 않고 만났다는데,
아직도 낮이 두껍지 못해서 그런지
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내 본연의 마음을 숨기지 못 하고
굳은 얼굴로 있다가 살며시 빠져나오고 마니,
편협하다 못해 작고도 작은 내 마음이여,
“같으면서 다를 때도 있다.”는 말로
스스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가,
길위의 인문학 우리땅걷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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