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남당항 대하의 맛

빈손 허명 2022. 11. 3. 22:39

홍성남당 항 대하의 맛
 
입안에 넣고 살며시 씹었다
아그작 하는 작은 소리가 귓가로 파고들었다
대하의 살이 탱탱해 마치 맛있는 젤리를 씹는 듯해 감탄을 터트리며 먹었다
"맛 있다.. 대하 축제 때 올 걸..."
대하축제는 10월 31일 끝나고 항구는 휑뎅그렁 하게 비어 있었다 
 
몇일전부터 아내는 새우 젖 을 사야한다고 입 에 달고 살았다
"갑시다.. 성연관 사장이 하는 후계자 토굴 새우 젖상회로.."
그리고 겨우 날자 를 결정한 것이 11월1일  이였다
코로나 예방주사도 맞고 독감 예방주사도 맞고 치과 임플란트에 서울 큰 병원에 하루일상이 남겨지고 조금은 여유를 부려볼 기회를 찾다가 그날로 결정했다
후배 가 자칭 운전을 해준다고 나섰기에 다행이다
내가 운전을 한다 했으면 아마도 전화를 걸어 택배로 주문을 했을 것이다 
 
아침 일찍 출발을 했다
안개가 자욱하고 미세 먼지가 충청남도 지방에 가득하다는 일기예보를  보았 기에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안개 자욱한 고속도로 속을 달렸다
내가 사는 여주에서 그곳 홍성군 광천 면 에 가려면 교통 편이 좋지 않아 길을 이리저리 옮겨서 달려야 한다
이른 아침이라 안개속에 큰 트럭들이 질주를 하고 고속도로가 아닌 빠른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  의 지시를 따라 조심스러 달리다 평택 제천 고속도로 에 있는 평택 휴게소 에 들려 아침을 해결하려고 차를 세웠다
양방향 중간지점에 세워진 고속도로 휴게소 는 제법 크고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화장실은  청소가 되지 않아 지저분 하여 나오며 인상을 쓰게 되고 '집밥 같은 식당' 이란 식당에 들어가서 아내는 소고기 미역국 을 나는 사골 우거지 백반을 시켰다
이런 음식이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음식인가? 내가 먹은 사골 우거지 국은 된장을 풀어 우거지를 넣고 끓인 짭짤한 된장국 이였고 아내의 소고기 미역국은 소고기 가 아닌 황태 쪼가리를 작게 잘라 넣고 끓인 아주 형편없는 음식 이였다
반찬은 말라 비틀어졌고 젓가락을 대고 싶지 않아 하나도 입에 넣지 않고 몇 술 뜨다 배식구에 넣고 나왔다 
 
"새우 젖 사고  성사장에게 부탁해 두었으니 횟집을 소개 받은 집 에 가서  먹읍시다"
눈에 익은 도로가 보인다. 서해 대교, 행남 도 , 안개속에 가려졌지만 그 이름을 읽으며 지나는 길이 새로웠다
20년전쯤 우연히 찾아간 '광천 후계자 토굴 새우 젖 상회 성연관 사장과 그의 아내 김   진향  두분 의 인품은 처음 부터 남달랐다
그후 자주 들렸고 교분 이 생겨 광천하면 후계자 토굴 새우 젖 상회 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언젠가 이곳 도자기 공장에 부탁 을해 넓은 접시에 서정주님의 시 한 귀절 을 써서 선물로 전달 했었 는 데 그것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며 사진을 보내주었다 
 
아내가 이웃들의 몫 까지 주문을 받은 것을 일일이 채워 놓고 김진향 이란 향기 가득한 이름을 갖은 성사장의 아내분의 큰손이 빛을 발하는 듯 꾹꾹 눌러 담고 덤으로 일일히 거침없이 퍼 담아주는 젖 갈들 을 바라보며 "이래서 두 분이 복은 쌓는구나.." 라고  생각 을 했다.
"횟집을 소개 해주시면..."
"아  네.. 소개해드리면 어떤 분 은 타박 을하시고 어떤 분은 잘 먹었다 하시고 해요.."
라 며 남당항 천도수산 을 소개해주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조금은 낮 설었지만 축제가 끝난 항구는 휑뎅그렁 하게 바람만 쓸고 지나갔다
"어디지요?"
"뒤를 돌아보세요..."
간결하게 지은 4층건물이 보였고 맨 아래층에 천도수산 이란 간판이 보였다
"안녕하세요...소개 받고. .광천 후계자 김 진향..사장님.."
"네  전화 받았네요.. 들어오시지요.."
홀은 크게 넓지는 않았다. 화장실 에 가서 손 을 씻을 때 물소리가 많이 크게 들리는 게 특별했다 . 나와서 한쪽에 의자와 식탁이 배열되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주문 메뉴판은 인쇄 된 게 아니고 손으로 써서 비닐을 입혀 놓아 조금은 새로웠고 조금은 낮 설었다
"무얼 먹을지를 잘 모르니  "
주인인 영희씨가 이런저런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는 새우구이 와 회를 권했다
천도수산  은 남편이 횟집은 아내 영희씨가 운영권을 쥐고 있는 듯 보였다
건물도 있고 배도 있으니 그지역의 유지 임 을 알수 있었고 그렇다면 음식의 맛도 분명 좋을 것이라 믿었다 
 
덮개가 있는 큰 냄비에 아래 소금을 누룽지 처럼 깔고 그 위에 굵은 대하를 넣으니 툭툭 튀어 올라 덮개를 덮고 나서도 오랬 동안 몸을 움직여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횟감의 이름은 들었지만 금세 잊고 기다리니 회가 한 접시 올려지고 새우 도 구어져 큰 가위로 새우의 허맀 게를 잘라 놓고 "다 익었으니 드세요..."했다
꼬리를 잡고 껍질을 벗기고 입에 들어가는 순간 황홀한 기분이 가슴을 채웠다
몇 개 인지도 모르게 배를 채우며 "회를 먹 을 수 있을까?" 
영희씨가 와서 머리부분을 버터구이를 해오겠다며 가지고 돌아가 고 우리는 회를 먹기 시작했다
먼저 간장에 겨자를 타고 그것에 회를 적셔 입안 에 넣으니 이런 ..이렇게 부드럽고 좋은 회를  언제 맛보았던가? 감동이 밀려왔다
아내도 아무런 불평 없이 잘 먹어주어 나도 기뻤다.  입이 짧아 무엇이던 조금 먹는 아내의 손길도 새우껍질을 벗기는 것부터 빨라졌고 회를 집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우리는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어디서 이런 대하를 이렇게 싱싱하게 구어 먹을 수 있는 가?. 그래서 이곳에서 대하 축제를 하는구나..
우리는 동해바다가 가까워 주로 동해 바다 속초나 강릉 근처 에 가서 회를 먹었다
그러나 요즘 그곳엔 여행객들이 많아 바가지 를 많이 씌운다는 신문기사도 읽었고 나 역시 속초 돌고래 횟집에서 바가지를 흠뻑 쓰고 와 자주가기가 꺼렸었다 
 
그런데 서해 바다는 가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렇게 탱탱하고 맛 갈 스러운 대하를 먹 을 수 있고 감칠맛나는 생선회를 먹을 수 있음이 새로운 파라다이스 가 발견 된듯했다 .새우를 많이 먹어 콜라도 한 병 시키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
매운탕도 맛이 좋았지만 새우와 회로 배를 불려 조금만 참으려 했는 데 매운탕 에 들은 큰 생선의 머릿속에 웬 먹 을 게 그렇게 많은지를 처음으로 알았다 
 
이곳 부근엔 송어 횟집 이 대단히 큰 곳에 있어 그곳에 자주 들리지만 그 생선과 이생선의 맛과 먹거리의 차이는 분명 꽤나 많은 것을 알았다
밥도 즉석에서 바로 지어 올렸지만 아주 조금만 먹고 배를 두두 려야 했다
"매운탕에 청양고추를 조금만   넣어보세요...맛이 있지만 조금 더 칼칼하게 먹 을수 있을 것 같네요  "
우리가 나이가 많아  보여 매운 것 을 싫어 할까 봐 넣지 않았다는 주인 영희씨의 배려가 가득했다 
 
계산 을 끝내고 나올 때 새조개 축제 때 오시면 새조개를 싱싱하게 드실 수 있다며 그곳 축제를 홍보하는 여유까지 전달한 천도수산 영희씨를 뒤로하고 집으로 차를 돌리다가 노을바다 에 가서 사진을 보내온 먼데사는 아들이 생각나서 그곳으로 차를 돌렸다
아내와 같이 사진을 몇 장 찍고 전망대로 올랐다
이렇게 광활 한 갯벌은 처음 본다. 바닷가에서 출렁이는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만 아름답다 생각을 했었다
썰물이 되어 바다물이 빠진 갯벌은 넓고도 넓었 다. 안개가 끼어 그 끝조차 보이지 않은 갯벌속에 수많은 바다생명들이 이곳 사람들의 생명줄이 되고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물한다는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자연 에 감동을 수도 없이 터트렸다 
 
떠나 올 때 어딘가 허전하여 휴대폰으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다 용봉 산 용봉 사 가 있음을 알게 되어 그 곳을 들려 가기로 했다
다행이 차가 법당 앞까지 갈수 있어 좋았다
고즈넉한 조촐한 법당에 올라 부처님께 삼배 씩 올리고 약수 물 한잔을 마셨다
가슴으로 후련 한 게 흘려 내리는 것을 느끼고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이 됨을 알았다
그리고 네 비가 알려주는 대로 차를 몰고 집으로 집 으로 조금 고단한 몸을 잊은채 대하의 맛과 새우 젖 상회 김진향 사장님의 큰손 배려를 이야기하며 달렸다 
 
몸은 고단해도 기분은 아주 좋았다.
먼 곳아들이 문자를 보내왔다. 어무이 와 여행이라 방해하지 않으려 문자를 줄였다며..
전국을 누비는 먼데아들은 여행 마니아 다
가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의 여행을 즐기는 먼데아들...나는 그렇게 못 한다.. 내가 그 나잇적 엔 나도 전국의 사찰을 섭렵 하려했었다